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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Value Inside] 8월호

8월 31일
5분 분량

팀원의 회복탄력성을 걱정하기 전에, 리더가 먼저 세어봐야 할 숫자


팀원의 회복탄력성을 걱정하기 전에, 리더가 먼저 세어봐야 할 숫자


현장에서 자주 듣는 고민




만족도 4.5점의 교육이 조직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


딜로이트의 「2026 Global Human Capital Trends: From tensions to tipping points」는 이 간극을 숫자로 보여줍니다. 조직과 인력의 적응력을 키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답한 리더는 85%였지만, 구성원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적응하도록 실제로 잘 돕고 있다고 답한 리더는 7%에 그쳤습니다. 자기 조직이 변화를 잘 관리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도 27%에 머물렀고, 조사에 응한 근로자의 3분의 1은 지난 1년 동안 15건 이상의 주요 변화를 겪었다고 답했습니다.


인식과 실행 사이의 78%p. 이 격차를 메우려는 시도가 대개 교육 과정으로 나타납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린 제니퍼 모스의 칼럼 「Burnout Is About Your Workplace, Not Your People」(2019)은 바로 이 지점을 겨눕니다. 번아웃을 ‘거절하는 법 배우기’, 요가, 호흡법 같은 개인 처방으로 다루는 접근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뿐 아니라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교육평가는 개인이 무엇을 배웠는지를 측정하지, 조직이 무엇을 바꿨는지를 측정하지 않습니다. 구성원 입장에서는 회복하는 법을 배우고 돌아왔는데 회복할 시간은 그대로인 상태, 즉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늘어난 상태가 됩니다.


💡 회복탄력성은 교육의 결과가 아니라 업무 설계의 결과입니다


회복(recovery) 연구는 회복을 개인의 기질이 아니라 조건의 함수로 봅니다. Sonnentag, Cheng, Parker(2022)의 리뷰는 소진된 자원이 다시 채워지려면 업무에서 심리적으로 분리되는 시간(psychological detachment)이 실제로 확보되어야 하고, 그 확보 여부의 상당 부분은 개인의 의지가 아니라 업무량, 리더의 연락 방식, 업무와 비업무의 경계 규칙이 결정한다고 합니다. 앞의 데이터가 말하는 것도 같은 구조입니다. 교육이 다루는 것은 ‘회복하는 법’이지만, 실제로 회복을 좌우하는 것은 ‘회복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회복탄력성 과정을 설계하기 전에 조직의 변화 총량부터 세어볼 것을 제안 드립니다. 첫째, 변화 총량 대시보드입니다. 지난 12개월 동안 각 팀에 내려간 신규 제도·시스템·조직개편을 건수로 집계해 팀별로 나란히 놓습니다. 숫자가 나오는 순간 질문이 바뀝니다. '저 팀은 왜 이렇게 지쳐 있나'가 '왜 저 팀에만 변화가 몰렸나'로 옮겨가기 때문입니다. 둘째, 도입-폐지 1:1 규칙입니다. 새 제도나 도구를 기안할 때 ‘무엇을 대신 멈출 것인가’를 한 줄로 반드시 함께 적게 합니다. 셋째, 연결 차단 규칙의 명문화입니다. 퇴근 후·주말 연락에 언제까지 답해야 하는지를 리더가 팀 규칙으로 먼저 선언하게 합니다. 이 원리는 제조·금융·IT를 가리지 않고, 조직개편 직후나 시스템 전환기, M&A 이후처럼 변화가 몰리는 국면 어디에나 적용됩니다. 나아가 변화 총량 지표를 리더 평가의 조직관리 항목에 얹으면, 회복은 복지 프로그램이 아니라 관리 책임의 언어로 바뀝니다.



두 역량은 더해지지 않고, 조건과 곱해집니다


맥킨지 헬스 인스티튜트가 전 세계 직원 3만 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조사를 바탕으로 한「Developing a resilient, adaptable workforce for an uncertain future」(2024. 12.)는 두 역량의 관계를 다른 각도에서 보여줍니다. 회복탄력성과 적응력 두 영역 모두에 긍정적으로 응답한 직원은 평균 23%에 불과했습니다. 어느 한쪽이 있어도 다른 쪽이 함께 있기는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더 주목할 것은 조건이 결합될 때 나타나는 변화입니다. 같은 연구에서 회복탄력성과 심리적 안전감이 함께 있을 때 몰입도는 3.6배 높아졌고, 조직의 지원과 심리적 안전감, 회복탄력성, 적응력이 모두 정렬되었을 때 높은 몰입 또는 혁신 행동을 보일 가능성은 동료 집단 대비 6배로 나타났습니다. 개인 역량만 키우면 효과는 더해지지만, 조직의 조건이 붙으면 곱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많은 조직이 개인 역량 쪽 항을 키우는 데 예산의 대부분을 쓰면서, 곱해지는 항인 조건은 손대지 않은 채 남겨둡니다.


💡 심리적 안전감은 복지가 아니라 학습의 배율입니다


앞서 담당자께서 심리적 안전감을 워크숍으로 끌어올리려 하셨던 것처럼, 많은 조직이 이것을 개인이 갖추는 역량으로 다룹니다. 그러나 심리적 안전감은 개인 안에 심는 것이 아니라 팀에 깔아두는 조건입니다. 에드먼슨(Edmondson, 1999)은 심리적 안전감을 팀 학습 행동의 선행 조건으로 규정했습니다. 질문하기, 실수 보고하기, 도움 요청하기 같은 학습 행동은 모두 대인관계상의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학습민첩성이 개인 안에 갖춰져 있더라도, 그 역량이 발현되는 행동이 조직에서 비용을 치르는 구조라면 행동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맥킨지가 보여준 곱셈 구조는 이 메커니즘을 수치로 확인해 준 결과에 가깝습니다.


저희가 진단에서 자주 마주치는 장면은, 리더는 “우리 팀은 편하게 말하는 분위기”라고 답하는데 같은 팀 구성원은 “실패를 보고하면 다음 프로젝트에서 빠진다”고 답하는 경우입니다. 인식의 격차 자체가 진단 결과입니다. 첫째, 실패 회고 3줄 양식을 제안 드립니다. 회고 문서를 ‘무엇을 시도했는가 / 무엇이 예상과 달랐는가 / 다음에 무엇을 바꾸는가’ 세 줄로 고정하고, ‘누가 잘못했는가’ 항목은 양식에서 아예 없앱니다. 둘째, 반려의 3요소 규칙입니다. 리더가 제안을 반려할 때 ‘무엇을·왜·대신 무엇을’ 세 가지를 반드시 말하도록 운영 규칙에 넣습니다. 반려의 이유가 남으면 다음 제안이 이어지고, 남지 않으면 제안 자체가 사라집니다. 셋째, 주간 회의 첫 5분의 리더 자기 공개입니다. 회의 첫 순서를 리더 본인의 최근 판단 착오와 그로부터 배운 것으로 고정합니다. 직군과 산업을 가리지 않고, 신규 입사자 온보딩뿐 아니라 직무전환·리스킬링 국면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합니다. 여기에 리더 다면평가에 ‘실패를 보고한 뒤 불이익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문항 하나를 추가하면, 팀의 분위기는 인상이 아니라 관리 가능한 데이터가 됩니다.



기회를 더 주는 것과, 배울 여백을 주는 것은 다릅니다


맥킨지의 탤런트 트렌드 조사(2023년 8월, 직원 9,920명·고용주 3,118명)에서 직원의 26%는 적응력을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스킬로 꼽았습니다. 반면 적응력과 지속학습 프로그램에 실제로 투자하고 있는 글로벌 고용주는 16%에 그쳤습니다. 수요는 있는데 공급이 부족한 상태, 이것이 첫 번째 문제입니다.


그런데 공급만 늘리면 두 번째 문제가 시작됩니다. 앞서 본 것처럼 근로자의 3분의 1이 1년에 15건 이상의 주요 변화를 겪는 상태에서 학습 과정을 얹으면, 참여율은 올라가도 적용은 늘지 않습니다. 저희는 이때 부족한 것을 ‘인지적 여백’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학습전이 연구가 말하는 전이 풍토(transfer climate) — 배운 것을 적용해 볼 기회와 시간, 그리고 그것을 허용하는 주변의 지지 — 가 비어 있는 상태를 현장의 언어로 옮긴 것입니다. 굳이 새 이름을 붙이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현장에서 이 문제가 거의 언제나 ‘학습 의지 부족’으로 오진되기 때문입니다.


💡 학습 포트폴리오는 늘리는 것이 아니라 덜어내는 것부터 설계합니다


학습전이 연구는 전이의 결정 변수로 학습자 특성만큼이나 전이 풍토(transfer climate) — 적용을 시도해 볼 기회, 시간, 주변의 지지 — 를 지목합니다. 볼드윈과 포드(Baldwin & Ford, 1988)의 전이 모델은 교육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을 학습자 특성, 교육 설계, 업무 환경 세 가지로 정리했고, 루일러와 골드스틴(Rouiller & Goldstein, 1993)은 그중 업무 환경을 전이 풍토라는 개념으로 구체화했습니다. 이 연구들이 공통으로 가리키는 것은, 학습의 병목이 투입량이 아니라 배운 것을 적용해 볼 여건에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세 요인 중 조직이 직접 설계할 수 있는 것은 업무 환경 하나인데, 대부분의 교육 기획은 나머지 두 가지에만 예산을 씁니다.


저희가 연간 교육계획을 함께 검토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과정의 개수가 아닙니다. 한 구성원이 1년에 몇 시간을 학습에 쓰도록 설계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 시간이 언제 확보되는 지입니다. 첫째, 학습 총량 상한을 정합니다. 개인별 연간 학습 시간에 상한을 두고, 새 과정을 넣을 때는 기존 과정을 덜어냅니다. 교육 기획의 기본 동작을 ‘추가’에서 ‘교체’로 바꾸는 일입니다. 둘째, 전이 3주 규칙입니다. 과정이 끝나고 3주 안에 배운 것을 적용할 실제 업무 한 건을 리더와 함께 지정하고, 만족도 조사 대신 그 결과 한 줄을 받습니다. 셋째, 학습 시간의 업무시간 내 확보입니다. 학습이 개인 시간으로 밀리지 않도록 팀 단위 학습 블록을 캘린더에 미리 고정합니다. 이 원리는 리더십 과정부터 AI 도구 리스킬링까지 동일하게 적용되며, 특히 조직이 전환 국면에 있을 때 차이가 크게 벌어집니다. 교육 효과 지표를 만족도에서 ‘3주 내 적용 건수’로 바꾸는 순간, L&D 조직의 대화 상대가 수강생에서 현업 리더로 바뀐다는 점도 함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맺으며


세 가지 제언은 결국 하나의 순서를 말하고 있습니다. 먼저 변화의 총량을 세어 회복할 여력을 만들고, 그 위에 실패를 말해도 안전한 규칙을 세우고, 마지막으로 배운 것을 적용할 시간을 업무 안에 확보하는 것입니다. 순서를 건너뛰고 세 번째부터 시작하면, 잘 만든 교육과정이나 프로그램도 ‘일정 하나가 더 생긴 일’로 소비됩니다. 회복탄력성과 학습민첩성은 이 순서가 갖춰졌을 때 구성원 안에서 비로소 발현되는 역량이지, 교육으로 이식할 수 있는 역량이 아닙니다.


이번 분기, 우리 조직이 구성원에게 새로 요구한 변화는 몇 건이었고, 그중 대신 멈춰준 것은 몇 건이었을까요



참고 자료

1.   Brassey, J., De Smet, A., Maor, D., & Rabipour, S. (2024. 12. 6.). Developing a resilient, adaptable workforce for an uncertain future. McKinsey & Company.

2.   Deloitte. (2026). 2026 Global Human Capital Trends: From tensions to tipping points — Choosing the human advantage.

3.   Moss, J. (2019. 12. 11.). Burnout Is About Your Workplace, Not Your People. Harvard Business Review.

4.   Sonnentag, S., Cheng, B. H., & Parker, S. L. (2022). Recovery from Work: Advancing the Field Toward the Future. Annual Review of Organizational Psychology and Organizational Behavior, 9.

5.   Edmondson, A. C. (1999). Psychological Safety and Learning Behavior in Work Teams.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44(2), 350–383.

6.   Baldwin, T. T., & Ford, J. K. (1988). Transfer of Training: A Review and Directions for Future Research. Personnel Psychology, 41(1), 63–105.

7.   Rouiller, J. Z., & Goldstein, I. L. (1993). The Relationship between Organizational Transfer Climate and Positive Transfer of Training. Human Resource Development Quarterly, 4(4), 377–390.




🥄 오늘의 스쿠퍼: 피플밸류그룹 김문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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